최근 천선란 작가의 <모우어>란 소설책을 읽었습니다. 

총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SF 모음집은 잊고 있던 상상 속의 세계를 펼치게 해줬어요. 표제작인 <모우어>는 우리의 언어가 사라진 세계를 그립니다. 언어. 어쩌면 언어라는 것은 우리가 우리의 편의를 위해 개발한 규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지도 몰라요. 모든 것에 의미 부여를 하고, 분류를 하고, 규칙을 종용하게 하는.

어떤 철학자들은 언어야말로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해요. 철새가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으로 날아가듯, 언어는 우리가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태어날 때부터 우리 유전자 속에 내재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요. 

음. 저는 우리가 차마 듣지 못하는 돌고래의 언어도, 또는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하는 나비의 날개짓도. 모두 저마다의 언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조금은 귀여워보이기도 해요. 각자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누군가는 소리로, 누군가는 몸짓으로, 누군가는 냄새로, 게속해서 끊임없이 표현하려 하는 거잖아요. 오롯이 진심을 전하기 위해. 

히피는 집시였다의 앨범 <언어>가 생각나네요.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