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2017년작 <The Shape of Water: 사랑의 모양>은 언어장애를 지닌 엘라이자와 그녀가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미국 항공우주 연구센터 실험실 수조에 실려오게 된 괴생명체 간의 사랑을 담은 영화입니다. 장애, 언어, 종(種, species)의 장벽을 넘어 오로지 서로만을 위하는 그 간절한 사랑이야말로 우리가 영화를 통해 확인하고픈 '판타지' 그 자체가 아닐까요.
이 판타지를 더욱 몽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영화 사운드트랙인데요. 수록곡 모두가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도 곧잘 듣곤 해요. 말을 못 하는 엘라이자와 괴생명체. 두 생명체의 잔잔한 침묵 사이에 흐르는 그 뜨거운 감정이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요. 침묵이 침묵이 아닌 것이 되는 듯한 그 마법같은 순간에 이 노래가 흐릅니다. 오랜만에 영화도 다시 보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