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를 영국의 작은 시골 기숙학교에서 보냈습니다. 주말이 되면 친구들은 기숙사를 벗어나 각자의 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돌아왔죠. 가끔은 저도 친구들 집에 놀러갔어요. 그때마다 친구들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했는데 미성년자라서 기숙사를 나가려면 어른의 허락이 필요했거든요. 친구들 집에서 보내는 주말은 엄청 재밌었어요. 농장 집에 놀러가면 말도 타고 토끼도 보고 양도 몰 수 있었어요.
물론 친구들이 없는 텅 빈 기숙사도 나쁘진 않았어요. 룸메이트 때문에 잘 듣지 못했던 한국 노래를 엄청 크게 틀어두고, 혼자 책도 읽고, 한국 드라마도 보고, 봤던 드라마를 또 보고, 또 다시 책을 읽고...
그리고 주말이 다가오면 기대했던 것 같아요. '이번 주말에는 나도 나가고 싶은데, 누가 날 데려가주지 않을까' 하고. 그냥 문득 그 때 생각이 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