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요리는 '음식의 질감 및 요리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새롭게 변형시키거나 매우 다른 형태의 음식으로 창조하는 것'을 뜻합니다. 저에게는 수민의 음악이 그러합니다. 조화롭고 정갈하게 차려진 한 끼 밥상이 아니라 분명히 내가 아는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입에 들어가는 순간 무언가 색다른 느낌의 디쉬같아요. 그녀의 음악을 들으면 '여기에서 이런 효과음을?', '이런 단어를 가사에 쓴다고?', '여기서 곡 전개가 이렇게 바뀐다고?'라는 물음표가 계속 나오거든요.
어제 발매된 따끈한 새 앨범 <XX,>는 육체적 사랑을 테마로 채워져있습니다. 그녀의 센스넘치는 실험적 요소들 덕분에 새롭고, 난해하고, 유쾌한 분위기가 연출됩니다. 특히 오늘 보내드리는 'SWIM'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러브, 데스 + 로봇>의 '목격자' 중 여주인공이 스트립클럽에서 춤추는 장면이 떠오르더라고요. 모처럼 듣는 재미가 쏠쏠한 맛의 노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