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장을 다녀왔는데 고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하는 순간, 편안한 안도감이 들면서 몸이 노곤노곤해지더라구요. 역시 집이 최고란 걸 새삼스레 다시 느꼈습니다... 

여태까지 제가 지냈던 모든 집들을 통 틀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집으로 가는 길'은 깜깜한 시골길이에요. 어릴 때 서로 다른 학교 친구들과 교류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서울 초등학교에 다니는 제가 강원도 어느 마을에 있는 초등학교에 가서 직접 수업도 듣고, 그 친구 집에서 짧게나마 지내는 체험 프로그램이었죠. 제가 지냈던 친구의 집은 학교와 거리가 꽤 멀어서 도보로 20-30분은 족히 걸었어야 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논두렁, 경운기, 온갖 벌레와 바람소리가 기억나요. 제가 태어나서 10년간 보았던 '집으로 가는 길'과는 전혀 달랐던 그 길이 아직도 인상 깊네요. 목적지는 늘 같았어요, '우리 집'요.

때로는 너무 먼, 또 때로는 너무 가까운 길. 어쩔 땐 위로받기 위해, 어쩔 땐 온전히 혼자가 되기 위해 가는 길. 오늘 님의 집으로 가는 길은 꼭 평온하길 바라요!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