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원래 '타는 냄새'를 좋아하는데요. 나무 장작 타는 냄새, 향초를 피운 이후의 잔향, 교회나 성당의 은은하게 퍼져 있는 향 같은 것들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제가 좋아하는 겨울을 떠올리게 하곤 합니다. 

향기는 생각보다 강력해서, 어떤 향만으로도 또렷한 과거가 생각나거나, 기분이 좌지우지되곤 하죠. 실제로 후각이 사람의 일상적인 감정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는데, 냄새를 인식하는 '후각샘'과 감정과 기억을 지배하는 '변연계'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어쩌면 가장 원초적인 감각이자, 감정적으로도 가장 오랫동안 남아있는 감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밤도 인센스 스틱 하나 피워두고 잔향을 만끽할 예정이에요. 은은한 재즈 음악과 함께라면 더욱 멋지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겠죠? 미국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 Art Farmer의 멜로디를 함께 띄웁니다. 이 노래엔 달콤한 꽃향기보다는 무거운 흙 향기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 남아 있는 인센스 스틱을 잘 찾아봐야겠어요.  

인센스 스틱 입문에 이어 홀더를 열심히 검색 중인,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