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컨디션 난조로 집에서 재택과 요양을 병행하고 있는데요. 맑은 가을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다보니... 문득 모든 걸 버리고 훌훌 날아가버리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망칠 수 있는 용기'. 포기하는 데도 꽤 큰 용기가 필요하단 걸 이제는 압니다. 괜히 안되는 거 억지로 붙잡고 있어봐야 아무 짝에 도움이 안될텐데, 왜 이리 발길이 안 떨어지는 지 모를 일입니다. 세상에 내 맘대로 되는 일만 있어봐야 아무 재미도 없을텐데 말예요. 

chilly는 이름처럼 칠한(?) 사운드의 음악을 주로 선보이는 국내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저는 밴드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사운드클라우드에서 활동하던 1인 아티스트더라구요. 언젠가 이 아티스트의 노래에 하트를 눌렀다가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최근 랜덤으로 나온 플리 덕분에 다시 듣고 있어요. 이 앨범뿐 아니라 <duvet> 라는 앨범도 바스락거리면서 몽글몽글한 것이 편안하게 듣기에 아주 좋습니다. 특히 이 노래는 따뜻한 기타 리프와 자연스럽고 편안한 목소리가 '도망치기 딱 좋은' 가을날에 듣기에 제격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더 꽂힌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저 파란 하늘 속으로 날아가 숨어버리고 싶다.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