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의 수요일. 

'거 자식들 되게 시끄럽게 구네'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1995년 발매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유감'은 말 그대로 사회의 억압에 맞선 청춘들의 저항 정신을 노래한 곡인데요. 서태지와 아이들의 모든 곡들 중 가장 급진적인 곡으로도 유명합니다. 당시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의 비극을 겪고 기성 세대에 대한 분노와 무책임한 태도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노래 가사가 사전검열 심의에 걸려 일부 가사 삭제를 요구 당하자 이에 더욱 빡친 서태지가 아예 가사 없이 발매를 강행했습니다. 곧바로 다음 해에 가사를 다시 붙여서 발매했지만, 그 때는 이미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한 뒤였구요.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1996년 사전검열은 폐지되었고 그 뒤로 창작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얻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서태지가 서태지한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 저는 대학과 전공은 먹고 사는 데 크게 중요하지 않고, 구멍 뚫린 마음도 어느 정도 꼬멜 수 있으며, 친구들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래도 모르는 채로 살아온 날들도 퍽이나 재밌었어요. 청춘이요. 

저는 노래에 뮤직비디오가 있는 줄 몰랐는데 찾아보니 2024년에 새롭게 제작이 되었더라구요. 멋진 노래에 꼭 걸맞는 콘텐츠는 아니지만... 그래도 세월이 이렇게나 흘렀음에도 여전히 공감을 할 수 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요? 

시대유감.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