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수요일! 모두 별 일 없으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찾아온 감기로 고생 중입니다. 모두 건강 꼭 챙기셔요. 

지난 주말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을 봤습니다. 적당히 유쾌하고 적당히 신선한 영화였는데요, 저한테는 마치 업그레이드된 <설국열차> 같았습니다. 

영화는 외계행성에서의 복제인간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인간 존재의 번식과 안녕을 위해 n번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 용감한 미키가 그 주인공입니다. 숱한 SF 소설이나 영화에서의 복제인간은 인간과 대척점에 있었는데 이 영화의 설정은 그 반대예요. 너무나 순하고 착한 미키 덕분에 평화로운 삶을 영위합니다. 오히려 사람들을 현혹하고 호도하는 빌런은 지극히 인간적인 '정치인'입니다. 저는 이 설정 자체가 꽤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정말로 현실 가능성이 있는 미래라고 생각했거든요. 복제인간이 그리는 미래가 정치인이 그리는 미래보다 훨씬 밝고 희망찰 수 있습니다. 

영화 스코어는 이번에도 정재일 감독이 맡았는데요. 봉준호 감독과는 <옥자>, <기생충>에 이어 벌써 3번째 호흡이라고 해요. 스코어는 낯선 우주환경에서 펼쳐지지만 지극히 개인적이고 친밀한 소재를 담은 영화와 꼭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화려하지 않지만 또 그렇다고 평범하진 않습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흘러나오던 음악을 골라 띄웁니다. 

미키, 죽는 건 어떤 기분이야?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