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중에 편지를 씁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에 이어 지금은 서울의 방 한구석이네요. 눈을 감으면 높은 야자수와 핑크빛 노을, 드넓은 태평양 바다가 아직 아른거려요. 모처럼만의 여행이었던지라 여운도 오래갈 것 같네요. 

 

짐을 풀고, 다시 제자리에 두고, 밀린 빨래들을 하면서 여독을 푸는 중에 PJ Morton의 <The Piano Album>을 들었어요. 원곡들도 물론 좋지만, 이 라이브 앨범은 특히 하나의 흐름으로 유연하게 흘러가서 쭉~ 이어 듣기에 제격이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세팅인 피아노 한 대와 멋들어진 R&B 멜로디. 캬... 듣다 보면 겨울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요. 오늘 보내 드리는 노래인 'Let Go'는 나의 모든 걱정과 근심을 신에게 맡기고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는 노래예요. 몸과 마음이 지칠 때 그게 무엇이든 잠시 기댈 곳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어쩌면 큰 행운일지도 모르겠어요, 그게 사람이든, 신이든, 그 무엇이든 간에요. 

 

오늘은 저도 이 노래에 저의 모든 걱정과 근심을 보내고 'Let Go' 해보려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