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boy Slim은 무려 1979년생인 노장(?) DJ입니다. 일렉트로닉과 브레이크 비트가 섞인 '빅 비트'라는 장르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는데, 저에겐 그저 이지리스닝 댄스 음악에 가깝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뭔가 찌뿌둥한 날씨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1998년 발표한 'Praise You'는 발매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그레미 댄스 부문에 후보로도 올랐으나 수상으로 연결되진 못했습니다 (수상자는 Cher의 Believe). 무튼, 저에게 Fatboy Slim 이미지는 딱 이 노래로 대변되고 동시에 세기말 감성의 MTV, 그리고 영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이 떠오르는데요. 

특히 'Praise You' 뮤직비디오는 당시에는 꽤나 실험적인 비디오라서 2001년 MTV의 '역대 최고의 뮤직비디오' 설문 1위에 올랐다고 하네요. 아직도 뮤직비디오에 대한 언급은 꾸준한 것 같습니다. 또 이 노래를 영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의 사운드 트랙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병맛(?) 로맨스물입니디만, 희대의 삼각관계를 다룬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미국 상류층 하이틴 로맨스물로 각색한 것도 모자라 무려 Fatboy Slim의 노래를 사운드 트랙으로 쓰다니. 이 노래로 특유의 병맛과 섹시함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영화 속 라이언 필립과 리즈 위더스푼도 정말 어리고 예쁘지만요. 

이 노래는 다양한(?) 세기말 감성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서 저에게 더욱 애틋한 노래기도 합니다. 희망적인 노래 메시지와는 별개로 뭔가 음침하고 우울한 감성이 있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유난히 찌뿌둥한 날씨에 불현듯 떠올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찌뿌둥한 날에 찌뿌둥한 노래 듣고 힘내시길!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