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맞습니다... 시간이 이렇게 흐른 줄 몰랐네요. 완전 지각한 채로 편지를 부랴부랴 적습니다. 

제 친구 얘기에요. 지난주에 백년가약을 맺었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우리가 함께라면 서로 나이가 들지 않을 것만 같았던 친구였는데 어느새 다 커서 누군가와 평생을 약속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어요. 서로의 흑역사와 어쩌면 서로의 가장 눈부신 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고마웠어요. 너무 좋은 사람과 행복하게 잘 살 것 같거든요. 

영원을 약속한다는 말에는 사실 엄청난 책임감과 무모함이 공존한다고 생각해요. 그 책임감과 무모함을 함께 견뎌낼 사람이 있다는 건 또 엄청난 행운일 겁니다. 영원을 약속하는 예쁜 노래들이 많지만 오늘은 오늘의 제 텐션에 따라 멋대로 Tamar Braxton의 찐한 R&B를 골라봤습니다. "My Forever Is You"라는 노랫말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가길 바라요. 

막상 저는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더 큽니다만, 친구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은 꼭 전달되었길. 

사랑을 더이상 믿지 않는 사람들의 기적을 빌며,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