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두 번째 수요일입니다. 이제 2024년이라는 말이 조금 익숙해지셨나요? 오늘은 피아노 연주곡을 가져왔어요. 

호로비츠는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음악가입니다. 슈만, 슈베르트, 라흐마니노프, 리스트 등 훌륭한 연주곡들이 많지만 오늘은 호로비츠가 연주하는 스크랴빈의 음악을 보냅니다.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평생을 조국을 그리워하고 원망하며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했는데 공연 리사이틀 중에도 늘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해요. 까탈스러운 이미지로도 워낙 유명한데 자신만의 피아노를 들고 다니고, 마시는 물도 직접 싸서 다녔다고 합니다. 괴짜 피아니스트지만 사실 괴짜들은 천재들도 많잖아요. 그리고 다수의 천재들이 그렇듯, 그 또한 완벽함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던지고 외로운 길을 택하지 않았을까. 천재들에게 완벽함의 반댓말은 철저한 외로움인 것 같더라구요. 

그의 연주 실황 영상을 보면 모두가 숨을 죽인 채 연주에만 집중하는 게 느껴지는데요. 숨 죽인 고요함 속에서 온전히 호로비츠만 빛이 납니다.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거장의 압도적인 장악력과 분위기가 저화질의 영상 속에서도 살아있는 것만 같아 마음이 경이로워지기도 합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한 신들린 연주는 오히려 축복이 아닌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들죠. 연주를 하는 동안 호로비츠는 어디에 다녀왔을까요.  

호로비츠를 위하여,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