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개봉한 영화 <나비효과>는 작은 선택이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 이론을 그대로 차용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에반은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초능력의 보유자입니다. 이 사실을 우연히 깨달은 이후,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작은 선택 하나가 먼훗날 인생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감독판이 따로 있는데, 두 버전의 차이는 엔딩에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판 엔딩을 더 좋아해요. 감독판 엔딩을 처음 봤었을 때의 신선한 충격은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나네요. 영화의 많은 매니아층이 생겨난 이유도 바로 이 엔딩 때문이지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 모로 제가 가장 좋아했던 영화 중 하나예요. 

숨이 턱 막히는 엔딩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사운드트랙이 있습니다, Oasis의 노래인데요. 제 기억이 맞다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부터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그 여운이 상당합니다. 절절하고 애틋한 노래 특유의 분위기도 물론 한 몫 했겠지만요. 

사실 우리는 잘 압니다. 과거를, 그래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초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요. 'You'll never change what's been and gone'이라는 노랫말과 영화의 모순이 묘하게 어울리는 건 그냥 우리의 바람이자 판타지가 아닐까요.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