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번 째 편지를 기념하며 씁니다. 왠지 축하(?)해야 할 것 같아서 신나는 노래를 가져왔어요. 

님은 김흥국의 '호랑나비'가 원조 '호랑나비'가 아니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사실 이 노래는 1985년에 이동기라는 가수가 처음 발표한 곡인데, 이후 1987년에 김홍경이라는 가수가 리메이크를 했고,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김흥국 버전은 무려 3번째 버전이라고 해요. 장르도 포크/시티팝에서 디스코로 바뀌었는데 이전 버전에서는 큰 히트를 치지 못했지만, 김흥국 버전에서 이 노래는 초대박을 치며 국민 가요로 거듭나게 됩니다. 노래가 제게 맞는 주인을 꼭 찾은 셈이죠. 

호랑나비가 김흥국을 만난 건 운명인 걸까. 전 사실 운명을 믿지 않아요. 호랑나비가 김흥국을 만난 것도, 단순한 우연과 천운이 겹쳤을 뿐이라고 생각하죠. 운명을 믿지 않는 건, 어쩌면 제 스스로에게 거는 최면이기도 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모든 것들은 이미 정해져있다는 두려움을 떨치기 위함이자, 자유의지에 대한 과도한 신뢰기도 해요. 호랑나비를 만나기까지 김흥국씨도 많은 날들을 하염없이 기다렸을테고, 우연히 좋은 노래를, 완벽한 타이밍에 만난 것 뿐일겁니다. 

그래도 아주 가끔은 운명 탓을 하고 싶을 때가 있죠. 에를 들면 사랑에 빠지는 일이요. 이 사람과 나는 완벽한 짝이고, 운명일 거란 착각. 내일은 4년만에 한 번 찾아오는 2월 29일 윤일인데 마법같은 일이 생긴다면 무척 재밌을 것 같습니다. 

운명같은 윤일을 기다리며,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