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생각의 고리가 돌고 돌고 결론은 달아나는. 

저는 보통 샤워할 때 생각이 많아져요. 아침에 하는 샤워는 아침 생각, 저녁에 잠들기 전에 하는 샤워는 저녁 생각들로 가득차곤 해요. 아침에는 꿈과 과거를 복기하기도 하고, 오늘 해야 할 일을 곱씹기도 합니다. 저녁에는 내가 오늘 하루동안 뱉은 말, 나와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를 되돌아보거나 말도 안되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해요. 그리고 가끔 오늘과 다른 내일을 그리기도 합니다. 

가끔은 내가 지금 생각 중인 것조차 무의식 중에 잊어버릴 때가 있지만, 무튼 저도 생각이 많은 편이긴 해요. 그 생각의 끝은 열린 결말이 대부분이지만, 뭐 결말이 없다고 속상해하는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가장 괴로운 건 이 생각의 고리가 도무지 안 끊어진다는 일이란걸요. 어떻게 생각을 하는 도중에 생각을 멈출 수 있을까? 생각을 멈추기 위한 생각을 또 하다보면 어느새 내가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저는 그럴 때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면서 생각의 회로를 일부러 차단하기도 하고 혹은 무작정 걸으면서 얽혀있는 생각의 고리들을 하나씩 풀어내어 정리하곤 합니다. 

뭐든지 '적당히' 생각하기. 상상의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되, 너무 많은 생각들에 짓눌려 중요한 걸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노력은 해봅니다. 

생각은 절대 끝나지 않아요,

G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