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몇 있죠. 엉터리 같은 세배 이후의 세뱃돈, 설날 전후의 반가운 얼굴들, 어딘가 모르게 들뜬 그 목소리들, 집안 가득 퍼지던 맛있는 냄새. 명절날 풍경이란 다들 비슷하겠죠? 

전 모처럼 본가 집에서 편안한 연휴를 만끽했습니다. 먹고 싶었던 집밥을 원없이 먹고, 괜히 달라진 것 같은 집밖 풍경도 새삼 들여다보고, 책도 읽고, 집 앞 산책도 하면서요. 비록 올해는 보고싶은 얼굴들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돌아올 '집'이 있어서 이번 명절도 따뜻했던 것 같습니다.

.... 그치만 이런 따뜻한 감상도 잠시뿐, 어느새 '다음 빨간 날이 언제지' 달력을 체크하는 초라한 저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어요. 며칠을 따뜻한 집에서 쉬다보니 오늘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더라고요. 저처럼 일상으로의 복귀로 마음이 심란할 수 있는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 호랑이의 기운 잔뜩 받고 건강만 하자구요! 

G로부터